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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빌드에서 무엇을 바꿀 것인가

생성일
2026/10/0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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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26 코리아 인디게임 데브캠프 전담 코디네이터 3人이 전하는 개발 현장 이야기

"재미를 더하려면 새로운 시스템을 하나 더 만들어야 할까?"
한 참가팀의 고민에 실제 빌드를 플레이해 본 황성진 코디네이터는 다른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기능을 더하는 데 시간을 쓰기보다, 이미 구현된 시스템을 정돈해 이 게임만의 고유한 매력을 선명히 드러내는 일이 먼저라는 진단이었습니다.
게임을 만들다 보면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기능을 더 얹을지 기존 시스템을 다듬을지, 지금 아트 작업에 들어갈지, 프로토타입 검증을 이어갈지, 한정된 인력과 일정 안에서 어디까지 완성할지 끊임없이 결정해야 합니다.
'2026 코리아 인디게임 데브캠프'는 참가팀이 개발 과정에서 마주하는 이런 문제들을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전담 코디네이터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팀별 필요 분야를 고려해 전담 코디네이터를 매칭하고, 실제 게임 개발과 출시를 직접 경험한 전문가들이 정기적으로 빌드와 마일스톤을 함께 점검합니다.
남현욱, 황성진, 성화정 세 명의 코디네이터에게 실제 빌드에서 무엇을 먼저 확인하고, 참가팀과 어떤 결정을 나누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빌드 점검부터 다음 과제까지: 실전 페이스메이커

전담 코디네이터와의 미팅은 단순히 감상평을 나누는 자리가 아닙니다.
코디네이터는 미팅 전 참가팀이 기록한 마일스톤과 진척도를 미리 파악합니다. 미팅에서는 실제 빌드를 직접 플레이하며 게임의 핵심 재미와 구현도를 확인하고, 계획한 개발 범위가 현재 팀의 역량과 데드라인 안에서 실현 가능한지 냉정하게 짚어봅니다.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면 원인이 무엇인지, 지금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인지 분석해 우선순위를 재설정합니다.
미팅의 마무리는 언제나 '다음 회차까지 완수할 구체적 과제'를 도출하는 것입니다. 팀 내부에서 소화하기 힘든 난제라면 외부 전문 멘토링이나 운영사무국 지원을 연계하고, 다음 미팅에서 피드백이 실제 빌드에 어떻게 녹아들었는지 재차 확인합니다.
데브캠프에서는 전담 코디네이터를 '실전 페이스메이커'로 설명합니다. 팀의 PM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PM의 시선으로 개발 파이프라인 전체를 조망하며 팀이 완주할 수 있도록 페이스를 점검해 주는 역할입니다.
“어떤 경험을 전달하려는 게임인가” — 남현욱 코디네이터 (팀 사모예드) 〈팀파이트 매니저〉, 〈키친 크라이시스〉, 〈팀파이트 매니저 2〉 개발·출시
남현욱 코디네이터가 빌드에서 가장 먼저 찾는 것은 '게임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경험'입니다.
개발팀이 유저에게 유도하는 플레이 스타일은 무엇인지, 그 플레이를 통해 어떤 감정을 유발하고 싶은지, 그리고 그 의도가 실제 빌드 안에서 자연스럽게 작동하는지를 먼저 살핍니다.
"핵심 경험이 모호하면 이후의 모든 개발 판단이 흔들립니다. 무엇을 덜어내고 무엇을 집중해야 할지 기준이 서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는 개발팀이 자신의 문제를 전혀 모르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합니다. 개발 기간이 길어질수록 어디서 막혔는지 팀 스스로 체감하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코디네이터의 역할은 새로운 지적을 쏟아내는 것이 아니라, 팀이 어렴풋이 느끼는 고민을 명확하게 정리하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함께 도출하는 것입니다.
작업 스코프를 조율할 때도 개발팀의 목표와 마감 시점을 먼저 경청합니다. 리소스가 과도하게 투입되는 지점을 파악하고, 현재 팀 규모에 맞게 군더더기를 덜어내는 선택지를 제안합니다.
하지만 최종 선택은 온전히 개발팀의 몫입니다.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결국 창작자의 몫이니까요."
스팀 출시를 준비하며 겪었던 마케팅이나 튜토리얼 구성의 시행착오는 아낌없이 공유하되, 자신의 성공 방식을 정답처럼 강요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시스템을 더할까, 있는 재미를 살릴까” — 황성진 코디네이터 (카셀게임즈) 〈래트로폴리스〉, 〈래토피아〉 개발 총괄
황성진 코디네이터는 빌드에서 '해당 장르의 문법'과 '게임 고유의 독창성'이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를 봅니다. 타깃 장르의 유저가 기대하는 기능이 갖춰져 있는지, 그리고 이 게임만의 차별화된 매력이 초반 진입 구간에서 선명히 체감되는지가 관건입니다.
서두에 소개한 참가팀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팀은 재미를 보강하기 위해 새로운 시스템 추가를 고려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빌드를 플레이해 본 결과, 시급한 것은 신규 콘텐츠가 아니었습니다.
복잡하게 얽힌 기존 시스템을 덜어내고, 현재 구현된 코어 플레이의 타격감과 재미를 부각하는 작업이 급선무였습니다. 중후반부 기획을 검토할 때도 해당 요소가 게임의 차별점을 증폭하는 핵심인지를 우선 따집니다. 그렇지 않다면 초반 플레이 경험과 기존 메커니즘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도록 조언합니다.
피드백을 주고받는 방식 역시 회차를 거듭하며 깊어졌습니다.
초기에는 피드백이 빌드에 반영되지 않거나 의도와 다르게 구현되기도 했습니다. 황성진 코디네이터는 추상적인 설명 대신, 유사한 문제를 현명하게 풀어낸 레퍼런스 게임을 제시하며 문제를 풀어나갔습니다.
그 결과 피드백을 수용하는 방식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이제는 제가 1을 말씀드리면 팀에서 고민을 거쳐 10 이상의 결과물로 가져오세요."
제안을 단순 수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팀의 색깔에 맞게 능동적으로 재해석해 빌드에 녹여내는 단계로 성장한 것입니다.
성화정 코디네이터와 캐비게임즈팀의 점검 미팅 현장
“정해진 일정 안에 어디까지 증명할 것인가” — 성화정 코디네이터 (알페라츠 게임즈) 10년간 2D 인디게임 개발, 스팀·닌텐도 스위치·구글 플레이 6종 상용화
여섯 개의 게임을 상용화하며 파이프라인을 다져온 성화정 코디네이터는 '개발 공정의 순서가 적절한가'를 최우선으로 검증합니다.
판단 기준은 직관적입니다. 플레이 시작 후 5분 이내에 게임의 목표와 재미가 유저에게 전달되는지, 유저의 조작에 반응하는 피드백이 즉각적인지를 봅니다.
개발 순서가 어긋나면 팀의 고민도 겉돌기 마련입니다. 아트를 더 잘 그리고 싶다며 조언을 구했지만 이미 훌륭한 리소스를 갖추고 있던 팀이 있는 반면, 코어 시스템 검증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아트 에셋 제작에 매달리던 팀도 있었습니다.
후자의 경우 아트 제작을 멈추고 거친 프로토타입으로 재미의 유효성부터 테스트하도록 유도합니다. 메커니즘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만든 리소스는 결국 전면 수정이나 폐기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데브캠프의 정해진 일정 속에 타임라인도 중요한 조건입니다. 규모가 큰 프로젝트일수록 모든 시스템을 완성하려 욕심내기보다, 재미를 입증할 수 있는 핵심 데모 빌드를 우선 완성하는 방향으로 마일스톤을 재설계합니다.
"시스템이 흔들리면 아트도 버려집니다. 프로토타입으로 재미를 먼저 검증하고, 스토어 등록과 마케팅 일정까지 고려해 개발 우선순위를 정해야 완주할 수 있습니다."
그는 개발뿐 아니라 스토어 등록, 번역, 론칭 마케팅에 필요한 타임라인을 공유하며 팀이 자체적인 일정 관리 능력을 기르도록 돕습니다.

기준은 달라도, 결정의 주체는 창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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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욱 코디네이터: 게임이 전달하려는 핵심 경험과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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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진 코디네이터: 장르적 완성도와 초반 플레이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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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정 코디네이터: 우선순위에 맞춘 공정 순서와 마일스톤 관리
세 코디네이터가 빌드를 마주하는 렌즈는 각자의 개발 궤적만큼이나 다양합니다. 하지만 한목소리로 강조하는 단 하나의 원칙이 있습니다. '코디네이터의 조언이 개발팀의 의사결정을 앞설 수 없다'는 점입니다.
팀의 지향점을 먼저 이해한 뒤, 각 선택지가 가져올 리스크와 빌드에서 드러난 현상을 짚어줄 뿐입니다. 이견이 생기면 플레이 테스트를 통해 유저 데이터로 답을 찾습니다. 코디네이터는 나침반과 선택지를 제공하고, 키를 잡고 항해하는 것은 오롯이 팀이어야 합니다.
이는 데브캠프 코디네이터 운영의 핵심 철학이기도 합니다. 일방적인 간섭을 지양하고 실무를 대행하지 않되, 팀이 다음 빌드로 전진할 수 있는 실체적인 액션을 이끌어냅니다.

캠프가 끝난 뒤에도 개발은 계속된다

인디게임 데브캠프에는 단계별 평가가 존재하지만, 코디네이터들의 시선은 캠프가 종료된 이후를 향합니다.
남현욱 코디네이터는 참가팀이 본인의 선택에 확신을 얻기를 기대합니다. "우리가 원했던 게임을 온전히 만들었다"는 자부심을 얻는다면 설령 출시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다음 프로젝트를 이어갈 든든한 자산이 되기 때문입니다.
황성진 코디네이터 역시 독창적인 실험이 매번 성공할 수는 없다고 덧붙입니다. 이번 캠프에서의 수많은 빌드 수정과 시행착오가 다음 차기작을 구상할 때 더 영리한 판단을 내리는 밑거름이 되길 바랍니다.
성화정 코디네이터는 팀이 '자생력'을 얻는 순간을 기다립니다. 가설을 세워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유저 테스트를 거쳐 빌드를 수정하는 사이클을 체득하면 코디네이터가 없는 시장에서도 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피드백을 소화해 스스로 빌드를 다듬는 감각을 익힌다면, 시장에서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 단계에 안착할 때까지 곁에서 돕고 싶습니다."
코디네이터들은 참가팀을 지도 대상이 아닌, 같은 인디게임 생태계에서 부딪치며 생존해 나갈 동료 창작자로 바라봅니다.
무엇을 먼저 만들고, 어떤 피드백을 수용하며, 다음 빌드에서 무엇을 바꿀 것인가. 답은 결국 개발팀 안에 있습니다.
'2026 코리아 인디게임 데브캠프'의 전담 코디네이터들은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에 나란히 서서, 인디게임 창작자들이 완주선 너머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오늘도 페이스를 맞추고 있습니다.